유승민은 대회 나흘째인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단식 3회전(32강)에서 이고르 루브조프(71위·러시아)를 풀세트 끝에 4-3(8-11 11-5 11-7 6-11 11-7 7-11 11-5)으로 이겼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단식 16강에 진출한 유승민의 다음 상대는 대표팀 후배 김민석(한국인삼공사)을 4-1로 누르고 올라온 ‘숙적’ 왕하오다.
세계랭킹 13위인 유승민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왕하오를 꺾고 우승했지만 이후 맞대결에서는 11연패를 당하는 등 시니어 통산 상대전적에서 2승17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가장 최근 만남인 지난해 2월 카타르오픈에서 유승민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4-2로 이겨 아테네 올림픽 이후 5년 반 만에 승리를 맛봤지만 왕하오는 여전히 버거운 상대다.
지난해 대표팀 후배 마룽(5위)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주는 등 차세대 에이스들에게 다소 밀렸던 왕하오는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오픈에서 마룽을 물리치고 올해 첫 오픈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유승민은 “왕하오가 이번 대회에 준비를 잘하고 나온 것 같다. 집중력이 좋았다”며 “이번 대회 16강에서 왕하오를 만나는 게 1차 목표였는 데 바람대로 됐다. 오랜만의 대결인 만큼 후회 없는 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맏형인 오상은(한국인삼공사)은 중국계 선수 찬 카즈히로(66위·일본)를 능수능란하게 공략하며 23분 만에 4-0(11-7 11-8 11-4 11-1)로 돌려세우고 4회전(16강)에 올라 마룽과 8강행을 다툰다.
오상은과 마룽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09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남자월드컵이다.
당시 조별예선에서 마룽을 4-3으로 눌렀고, 준결승에서 진 뒤 3-4위전에서 다시 만나 1-4로 덜미를 잡혔다.
유승민·주세혁(10위·삼성생명)과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다투는 오상은은 “내년 런던 올림픽을 선수생활 마지막 목표로 삼은 만큼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며 “마룽을 한번 잡아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남자 복식에서는 차세대 듀오인 김민석(한국인삼공사)-정영식(대우증권) 조가 일본의 에이스 미즈타니 준-키시카와 세이야 조를 4-0(13-11 11-9 12-10 11-8)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이들은 찬 카즈히로-마쓰다이라 켄지(일본) 조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경합한다.
유승민-서현덕(삼성생명) 조와의 16강 ‘집안 싸움’에서 4-2(11-9 11-6 8-11 12-10 8-11 11-8)로 승리한 오상은-이정우(국군체육부대) 조는 8강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왕하오-장지커(중국) 조와 만난다.
한편, 여자 단식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모두 초반에 탈락하는 수모를 안았다.
마지막 32강까지 남은 맏언니 김경아(9위·대한항공)는 유럽 최강 수비수 빅토리아 파블로비치(28위·벨라루스)와 풀세트 끝에 3-4로 덜미를 잡혔고, 막내 양하은(24위·흥진고)도 일본의 차세대 에이스인 이시카와 카스미(10위)에 2-4로 패했다.
박미영은 앞서 2회전에서 후지이 히로코(42위·일본)에 2-4로 졌지만, 경쟁자인 석하정(18위·대한항공)도 2회전에서 탈락해 김경아와 함께 2012년 런던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차지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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