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기획/위안화 기축통화, 대장정 돌입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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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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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위안화는 앞으로 3~5년 안에 3대 글로벌 무역 결제 통화로 등극하고, 10년 안에 기축통화로 부상할 것이다.”취홍빈(屈宏斌)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
"중국 경제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 혹은 중국 경제의 중요성 때문에 위안화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기축통화가 될 것이다." 머빈 킹 영란은행(BOE)총재.
"2008년 금융위기의 타격으로 미국이 우위에 서는 시대는 끝났다. 중국 위안화가 20년 내에 세계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다.”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올해 들어 위안화가 달러화를 대체하거나 달러화와 함께 기축통화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는 석학,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가까운 시기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는 대세가 된 듯 하다.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단연 중국의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력이다. 특히 중국이 국제무역의 주역으로 올라서면서 각국의 위안화에 대한 수요는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위안화 기축통화는 이미 대세

취홍빈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는 “중국은 독일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과 제조국이 됐지만, 글로벌 무역 결제의 95%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200년간 세계 최대 수출국이 다른 국가의 통화로 결제하는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가 더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 안에 중국 수출입의 30%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자본 시장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위안화의 태환성(자유롭게 다른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면 5~10년 후에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빈 킹 영란은행(BOE)총재 역시 "과거 미국 달러화가미국 경제의 중요성을 반영해 파운드화를 대체해 주요 글로벌 기축 통화가 된 것처럼 위안화도 중국 경제 성장을 반영해 이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경제의 쇠퇴도 위안화 기축통화론에 힘을 싣고 있다. 데일 조젠슨 하버드대 교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 경제 규모는 미국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추정”이라고 말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2011년 경제 전망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용 지출이 종료되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을 서서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절상폭, 예상치 웃돌듯

이같은 현실에서 달러위안환율은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연일 강세를 띄고 있다. 달러에 대한 위안 가치는 지난달 29일 달러당 6.4948위안으로 처음으로 6.5 위안을 하회한 데 이어 이번달에도 6.5위안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외환시장은 대달러 위안화 가치가 6.4위안대에 들어서는 것을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월평균 0.5%가량 하락했으나 올해는 1월 0.51%, 2월 0.21%, 3월 0.29%로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다 다시 환율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위안화 절상 추세가 계속되면 절상폭은 당초 예상치인 5%를 훌쩍 넘어 7∼8%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은 곡물과 원유, 철광석과 고무 자원의 수입가격 급등으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경제력이 강대해지고 있고, 금융시장이 점차 개방화되는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축통화, 달콤한 유혹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노동력과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3조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지난 3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447억달러였다. 하지만 중국인민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하에서 혹사해가며 벌어들인 달러지만, 달러가치가 하락한다면 중국은 앉은채로 막대한 환차손을 입게 된다. 장안위안(張岸元)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재정금융실 주임은 지난 5일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달러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달러 자산으로 보유한 외환 보유고에서 2711억달러의 환차손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만약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된다면 환율변동의 위험에서 국부를 보유할 수 있고, 또한 중국은 외환보유액 규모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외환보유액을 축적하기 위한 다양한 비용과 위험도 덜 수 있다.

이와 함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미국과 같이 마음껏 화폐를 찍어 해외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세뇨리지(화폐 주조 이득효과)'도 누릴 수 있다.

◆중국 속도조절 나선 속내

하지만 중국당국은 위안화가 단기간에 기축통화에 올라서길 바라지는 않는 눈치다. 기축통화가 되는 과정에선 치러야 할 대가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금융(자본)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외 수출업체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헤지도 손쉬운 달러화를 두고 굳이 위안화로 거래하려고 할 이유가 없다는 것. 중국의 금융업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위안화 기축통화는 위안화의 완전 태환성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중국은 현재의 관리변동환율제를 탈피해야 하지만 이는 중국에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왕궈강(王國剛) 소장은 "국제화는 위안화가 국제적 핵심 통화로 발전하는 긴 과정이다. 얼마만큼 갈지, 어디로 까지 갈지, 어떤 상황을 초래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국제화가 완성될지조차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왕소장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역 부문의 위안화 거래다. 결제 통화로 사용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의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이다. 경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위안화 국제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둘 사이의 모순을 조화롭게 해결해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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