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銀 “PF 대란은 남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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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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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시중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이미 수년 전 PF 대출을 대폭 축소한 외국계은행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영국계 SC제일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3월말 현재 7천4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PF 대출 잔액이 8조원에 달하는 농협에 비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PF 대출 잔액이 각각 6조원대와 5조원대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에 비해서도 미미한 수준이다.

작년말 금융권의 PF 잔액은 1금융권 38조7천억원, 2금융권 27조8천억원 등 66조5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수년 전부터 PF를 줄이기 시작해 전체 대출 잔액에서 PF가 차지하는 비율을 1.8%로 낮췄다. 특히 전체 부동산 PF 대출 가운데 고정이하 부실채권의 비율은 6.81%로 PF 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한자리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영국계인 HSBC도 PF 대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HSBC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아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며 “따라서 (언론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은행의 입장”라고 말했다.

미국계 씨티은행은 2007년 이후 PF 대출 잔액이 전무한 실정이다.
2004년 미국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실사 담당자들이 토지 매입에서 건물 완공까지 대출에 의지하는 PF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PF 대출 중단을 지시해 2004년 11월 이후로는 대출 상환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은 외국계 은행들이 위기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PF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배드뱅크 불참 등 금융시스템 안정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피력하고 있다. PF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출자에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산업, 기업은행과 농협 등 시중은행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대부업체처럼 가계대출에만 주력하고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PF 대출이 적은 점도 이 같은 정책에 따른 것으로, 금융시스템의 이익은 챙기면서 시스템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는 인색한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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