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운명' 걸라는 이재오… 노림수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6-01 19: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물타기'인가, '꼬리 자르기'인가.

저축은행 비리 문제를 두고 '내각의 운명을 걸고 해결하라'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언을 두고 그 의도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4·27 재보선 패배 이후 한달 넘게 '침묵'에 들어간 이 장관은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포럼에 참석 특강을 통해 "내각은 운명을 걸고 저축은행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것이 이 정권의 친서민, 공정사회 기조와 맞는 것"이라고 모처럼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번 저축은행 사건이 이뤄지고 부패가 저질러지는 과정은 지난 정부와 밀접하므로 지난 정부 관계자들의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또 부실을 알고도 방치한 현 정권 관련자가 있다면 그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문제가 금융권과 정치권을 넘어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현 정권을 겨냥한 그의 발언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정치권의 해석이 양분되는 모습이다.

현재로선 폭 넓은 수사를 통해 전 정권 핵심 관계자까지 연루시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저축은행 문제와 관련해 박지원 의원 등을 거론한 데 이어 전 정권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현 정권 비리 문제의 책임을 일부 나누자는 것"이라며 "전 정권 관계자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상대의 공세를 늦추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재오 장관 발언의 속뜻은 지난 정부에 법적·도의적 책임을 덮어 씌우는 이중적 발언"이라며 "과거 정권에 책임을 떠넘겨 현 정권의 책임 낮추고 수사의 가이드라인 제시한 양두구육적 꼼수"라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사태 파장이 청와대까지 미치기 전에 관련자들을 엄벌하는 등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실 관계자는 "사건이 점차 청와대를 옥죄고 있는 만큼 폭 넓은 수사로 비리에 연루된 관계자들을 처벌해 꼬리를 자르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몸통을 지키자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