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사전인출 권유자 명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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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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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부산저축은행이 고액예금자들을 상대로 영업정지 한달전부터 예금을 인출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확인됐다. 대다수의 서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이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직전 예금을 빼낸 일부 고객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2일 부산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인출권유 고객 리스트'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초량본점과 하단점, 화명점, 센텀점 등 4개 지점에서 지난 1월 14일부터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까지 모두 1014명건에 1148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리스트에는 고객 이름과 인출금액,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이 날짜별로 적혀있다.
 
인출권유 고객 리스트에는 구청장을 지낸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문화계 인사, 각종 장학재단 및 지역 신용협동조합 등이 망라돼 있으나 정관계 유력인사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트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 한 학교법인이 18억원을 인출했고, 지역 신협 3곳도 이날 73억5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저축은행 그룹 박연호 회장의 부인인 이모씨도 2월 10일 1억1000만원을 인출했고, 부산의 재력가로 알려진 정모씨도 3억5000만원을 인출했다.
 
이 문건이 작성된 1월 14일은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날로, 이날 부산저축은행에서 5000만원 이상 예금 인출자는 15건에 21억원이었으며 다음 영업일인 1월 17일에는 176건에 169억원이 인출됐다.
 
그 이후로도 적게는 하루 10억원에서 많게는 101억원까지 인출됐으며,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인 2월 11일부터 인출금액이 급증해 영업정지일 직전 4영업일동안 모두 373억원이 인출됐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 문건은 부산저축은행측이 영업정지 등 은행 처리방향과 관련된 정보를 미리 빼내 조직적으로 고액 예금을 인출했다는 증거"라며 "특히 영업정지 직전에 거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명백한 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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