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한국 찾은 도요타 사장의 ‘동문서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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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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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직접 언급 피해… 긴장감 혹은 자신감 ‘해석분분’

4일 한국토요타 서울 강남전시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 (사진= 한국토요타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나는 차를 좋아한다. 사장 취임 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4일 한국을 찾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현대차의 약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좋은 차가 출시되는 건 고객에도 시장에도 좋은 일”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석상에서 경쟁사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질문을 받을 경우에 대비해 덕담을 준비하거나,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아키오 사장은 ‘동문서답’으로 사실상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다. 이에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아키오 사장은 지난 4~5일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현대차의 본거지’ 한국을 찾았다. 개인으로는 6년 만에, 2009년 취임 후 사장이 된 후로는 첫 방문이다. 그는 한국토요타 본사 및 딜러사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한국 기자들과도 약 25분여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그의 ‘동문서답’이 최근 도요타와 현대차의 급격한 구도 변화 속에서 더 이상 현대차를 여유있게 바라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대규모 리콜, 올 3월 지진 피해로 올해 세계 1위 자리에서 위태로운 상태다. 올해 글로벌 판매량도 지난해 842만대에서 100만~200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574만대로 올해 650만대까지 판매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자칫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그의 공식적인 방한 목적은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딜러를 격려하고 동일본 대지진 구호활동에 앞장서 준 한국 국민에 감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6월 일본 주총을 앞두고 해외 출장, 더욱이 연 1만대로 비교적 작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그의 한국 방문을 놓고 ‘현대차를 직·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에 대한 언급을 피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4일 한국토요타 서울 강남전시장을 찾은 도요타 아키오(맨 오른쪽) 사장이 서비스센터 직원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 한국토요타 제공)
반대로 그가 현대차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를 자신감의 발로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아키오 사장은 “11월부터 완전정상화 될 것”이라며 “3월 당시 500여 품목에 달하던 수급 차질 부품이 현재 30개로 줄었으며 6월 일본 내 생산의 90%가 정상화 됐다”고 말했다.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생산규모 면에서 도요타는 여전히 세계 최대다.

더욱이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판매부진 끝에 2009년 말 철수한 반면, 도요타는 비슷한 시기에 ‘도요타’를 국내 출시, 지난해 4대의 차종으로 6629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렉서스(3857대)를 포함하면 총 1만486대를 팔아치웠다. 수입차 시장 성장세로 향후 판매증가 여력도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키오 사장의 한국 방문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의미가 있다”며 “특히 도요타가 한국에서 판매를 늘려나가는 것은 현대차에 숫자 이상의 긴장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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