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콘센터에서 열린 WWDC에 5000여 관객이 모인 가운데 잡스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지난 1월 병가를 내고 치료 중인 잡스는 지난 3월 '아이패드2' 신제품 설명회 이후 두번째로 공개석상에서 수척한 모습을 드러냈다.
잡스는 "오늘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하드웨어가 뇌라면 소프트웨어는 영혼"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잡스는 단상에 오른 지 2분 만에 필 쉴러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쉴러는 맥 운영체계(OS)인 'OS X 라이언'을 소개했다. 이후 스코트 포스톨 애플 iOS 담당 부사장이 마이크를 넘겨 받아 모바일 OS인 'iOS5'의 주요 기능을 설명했다.
잡스가 단상에 다시 오른 것은 행사가 시작된 지 1시간 30분이 흐른 뒤였다. 그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아이클라우드'를 직접 소개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음악, 동영상, 사진 등 각종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다. 여기에 저장된 데이터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과 자동으로 동기화(싱크)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클라우드가 미디어 소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느 하나의 기기에서 사진을 찍거나 문서를 편집하면 별도로 다른 기기에 옮겨놓지 않아도 자동으로 모든 기기에서 해당 정보가 동기화된다.
가령 아이폰에서 사진을 찍고 맥이나 아이패드에서 방금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잡스는 "약 10년 전 애플 직원들은 퍼스널컴퓨터(PC)가 디지털 생활의 허브가 될 것이라는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러한 인식은 무너졌다. 기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기기들이 음악, 사진, 동영상을 갖고 있어서 이들 기기를 동기화하는 것은 정말 성가신 일"이라며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잡스는 "어떤 이들은 클라우드가 단지 공중에 있는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을 제공한다"며 "(모든 동기화는) 스스로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 매치'는 예외로 연간 24.99 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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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SJ=Apple] |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iO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44%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튠즈를 통한 음악 판매량이 150억곡을 돌파했으며, 아이북스에서는 1억3000만권의 책이 다운로드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그동안 140억개 이상의 앱이 다운로드됐고, 개발자들에게 25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새로 업데이트된 iOS5에는 공지센터, 트위터 통합, 아이메시지 등 200개 이상의 새 기능이 추가됐다. iOS5는 올 가을 소비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애플 주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타다가 잡스가 WWDC에 모습을 드러내자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행사가 별다른 깜짝 발표 없이 끝나고 잡스가 야윈 모습으로 나타나자 주가는 1.5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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