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금융위 간부에도 떡값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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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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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이 금융감독원을 감독·지휘하는 금융위원회의 현직 고위 간부에게도 매년 수백만원씩 명절 떡값을 제공하고 집앞까지 찾아가 수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계열은행에 대한 직접 검사를 담당하는 금감원 간부에게 떡값을 전달한 사실은 이미 드러났지만, 감독과 금융정책 기능을 통합한 금융위 간부에게까지 떡값 로비를 벌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금융위 간부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조직적으로 관리해온 정관계 고위인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과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김민영(65.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장이 김광수(54)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차관보급)에게 최근 5년 동안 설·추석 명절마다 200만원씩 총 2천만원을 떡값 명목으로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 원장이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9월 부산저축은행 임원이 김 원장의 자택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까지 찾아가 집앞 길가에서 2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당시는 부산저축은행이 부실화된 대전, 고려(현 전주) 저축은행을 인수한 시기로 검찰은 김 원장이 이를 측면에서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대전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자산 10조원대의 업계 1위 은행으로 급성장했으며,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대가로 금융당국에서 수도권 지점 설치와 3년간 연결검사 면제 등의 특혜도 받았다.

   김 원장의 광주일고 선배인 박 회장 등은 끝까지 함구하며 김 원장을 보호하려 했으나, 검찰이 자금 용처를 추적한 결과를 물증으로 제시하며 압박하자 견디지 못하고 금품을 제공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누적된 부실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당시 한나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던 김 원장을 찾아가 구명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모두 4천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영장실질심사 후 금품수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명절 때 (부산저축은행에서) 육류 같은 통상적인 수준의 선물은 받은 적이 있지만 돈을 받지는 않았다"며 "사실대로 얘기했으므로 재판장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 측의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을 조만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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