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공기업에 따르면 임기를 다 했거나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공석이 된 지경부 산하 공기업 단체장에 전·현직 관료출신이 대거 물망에 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 임기말 관료출신 득세하나
공기업 안팎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낙하산 인사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현대처럼 빨리 바뀌는 환경에서는 (공기업 사장을) 한 사람이 오래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11월까지 교체되는 20여 곳의 공기업 사장 자리가 대거 교체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다만 임기가 도래한 단체장들부터 순차적으로 선임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기관장중에서도 노른자위로 손꼽히는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에는 홍석우 전 중소기업청장이 유력시된다.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환익 KOTRA 현 사장이 연임거부의사를 피력하면서 공모에 응한 9명중 관료출신으로서는 유일하게 홍 전 청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청장은 옛 산업자원부 대변인과 무역투자정책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코리아 부회장과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 사장이 누가 될 지도 관심사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김쌍수 현 사장(8월 임기 만료)이 이미 연임의사를 포기한 가운데 이재훈 전 지경부 2차관과 김영학 2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 후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역시 내달로 임기를 마치는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한전 사장 공모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출신 중용이 어렵지 않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불명예퇴진·총선출마 또다른 변수
'단임'이라는 인선원칙에 따라 공기업 단체장 자리가 바뀌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불명예 퇴진과 내년 총선 출마를 이유로 임기를 마무리못한 곳도 여러곳이다.
유창무 사장이 조선업계 부실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기에 물러난 무역보험공사(Ksure)도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중이다. 조계륭 현 부사장이 공모에 응하면서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업무속성상 무역보험공사는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바람직하다"면서 "내부 승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광해관리공단은 지난달 17일 마무리한 이사장 공모에 8명이 지원해 막바지 검증절차를 밟고 있다. 이이재 전 이사장은 한나라당적으로 내년 있을 총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일찌감치 사퇴했다.
임인배 전 전기안전공사 사장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말 사퇴했지만, 최근 감사원이 재직 기간 6차례에 걸쳐 카지노를 찾은 것이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일 임 전 사장 후임에는 행시 25회 출신인 박철곤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취임했다.
한편 한전과 함께 에너지 공기업 3강 체제인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각각 주강수 현 사장(10월 임기 만료)과 강영원 사장(8월 임기 만료)의 연임여부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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