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80기내 |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기내에서 혼자 다니다가 길을 잃지 마세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자들에게 던진“농담”이다. 지난 16일 대한항공 A380 1호기 시험 비행 중 기자 회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을 처음으로 띄우는 역사적인 날을 맞아 표정이 한껏 고무되었다. 무엇보다 조 회장은 그날 그룹 회장의 근엄한 이미지를 버리고 유머 감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 켈러허 회장의 '펀' 경영과 친근한 이미지를 직접 보여 주었다.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하도록 임원들에게 A380 공부를 많이 시켰습니다. 혹시 질문을 해서 잘 대답하지 못하는 임원이 있으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다음 인사 때 반영하겠습니다”라며 분위기를 리드했다.
조양호 회장의 농담 이었지만 함께 동승한 임직원들은 긴장했으며 기자단 질문에 최선을 다해 답변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기자회견 중인 조양호 회장 |
특히 조 회장은 기자단과 함께 직접 기내를 돌며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며 현장 경영에 대한 의사를 직접 피력했다. 조 회장은 이어 A380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항공기 소음이 혁신적으로 줄어든 점, 2층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채운 점, 연료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경제성을 확보한 점 등이다.
조 회장은 또한 “내 아들(조원태 전무) 키가 192cm인데 180도로 펼쳐지는 비즈니스석에 누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조용한 비행기”라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기체 무게를 줄였고 이는 연료비 절감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독도행 체험 비행에는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모두 동승했다. 장녀(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장남(조원태 전무), 차녀(조현민 상무)가 등이 한 비행기에 탑승했다.
기자단이“대기업 오너 일가는 한 비행기에 타면 안 되지 않는가 ? ”라는 질문에 조 회장은 “우리 항공사는 너무 안전해서 같이 타도된다”며 재치있는 농담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에 함께 동승한 조원태 전무는 기자들이 질문에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면서, 향후 도입하는 항공기의 장 단점을 비교 설명해 주는 등 전문 경영인으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슈퍼모델 못지 않는 패션 감각과 유머감각을 갖고 있는 조현민 상무 역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조현민 상무는 시종 일관 여유를 잃지 않고 홍보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비젼 등을 제시하며 경영진으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 기자단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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