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제공하기로 약속한 구제금융 1100억 유로의 일부인 120억 유로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삼은 5개년 긴축안을 의회가 내주에 가결해 줄 것을 호소했다. 5차 구제금융 지원분인 120억 유로가 지원되지 않으면 그리스 정부는 수일 내에 현금 고갈 상태를 맞게 된다.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긴축안에 반대해온 집권 사회당(PASOK) 대표부가 법안을 지지해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토머스 로보풀로스 사회당 부총재는 전날 정부지출 삭감과 세금인상안, 국영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5개년 긴축안에 반대투표를 할 것이라면서, 29~30일 예정된 투표에서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EU와 IMF는 만약 의회가 긴축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120억 유로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74년 이후 가장 심한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EU와 IMF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제시한 긴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가 오는 7월3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5개년 긴축안을 가결하면 그리스는 지난해 5월 지원받기로 했던 구제금융 중 120억 유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이 긴축안은 23일 EU와 IMF의 승인은 받았다.
하지만 야당뿐 아니라 일부 여당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고 수천명의 그리스인들도 연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여당의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긴축안 통과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내놓은 새 내각 신임안은 가까스로 의회를 통과했지만, 사회당은 전체 의석 300석 중 155석을 차지하고 있어 160명이었던 2009년에 비해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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