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BIS는 이날 스위스 바젤에서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융시스템 불안을 막으려면 성장 둔화를 겪더라도 보다 강력한 통화긴축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들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이미 물가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해왔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을 제외한 미국· 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지난 4월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BIS는 보고서에서 "상품가격 상승 및 공급능력 제약으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율 상승 압박은 더 높은 정책 금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2개월간 국제 유가는 20% 급등하며 기업과 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하이메 카루아나 BIS 총재는 이날 실질 금리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준인 데다 더 떨어지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을 촉구했다. 그는 "식품·에너지 가격을 반영하는 글로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4월 이후 1%포인트 상승한 3.6%에 이르렀지만, 글로벌 실질 단기금리는 지난해 -0.6%에서 -1.3%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약 4%정도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수요의 반등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낮추고 있으며 따라서 중앙은행이 재정적자를 감내하는 '화폐적 수용'의 필요성도 줄었다"고 이날 연설을 통해 밝혔다. '화폐적 수용'은 최근 대규모 재정지출로 각국 정부의 재정수지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정부를 대신해 민간의 신용 지원을 위해 직접 모기지채권(MBS)이나 국채를 인수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는 과도하게 팽창할 수 있다.
BIS는 "중앙은행들이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여야 한다"며 "하지만 너무 빠르거나 신중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를 줄인다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또 미국 정부가 부채 감축 문제 해결에 실패한다면 잠재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지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달러화의 빠른 평가절화와 불안정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장 클로드 트리셰 ECB총재와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라카와 마아사키 일본은행(BOJ)총재,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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