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IMF 전 총재 무혐의 석방 가능성

검찰 "피해 주장 여성 신뢰성에 의심"<br/>사건 대반전…가택연금서 곧 풀려날 듯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혐의가 무죄가 될 가능성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칸의 호텔 여직원 성폭행 혐의를 조사해온 미국 뉴욕주 검찰은 "피해 주장 여성의 진술에 결정적인 신뢰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총재직까지 잃고 정치적 생명까지 끝난 칸으로서는 엄청난 반전이다.

검찰은 "사고 현장 및 피해, 가해자의 신체, 옷 등을 정밀 감식한 결과 성적인 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나왔으나, 피해 여성 자체와 그녀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를 담당한 한 담당자는 "지난 5월14일 사건 당일 이후 피해 주장 여성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왔다"고 NYT에 말했다.

사건을 담당한 수석 검사는 칸의 변호사와 이날 면담한 자리에서 기소를 취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수사팀이 발견한 결정적인 기소상의 문제는 우선 이 호텔 여직원이 마약 거래나 자금 세탁 등 범죄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다.

검사와 변호인은 다음날 맨하튼의 뉴욕주 대법원에서 마이클 오부스 대법관을 만나 칸 전 총재에게 내려졌던 엄격한 보석 조건을 푸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가택연금에 있던 칸은 곧 풀려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당초 예상했던 그의 범죄 행위가 대부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칸이 성폭행이 아닌 다른 미미한 죄목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재판을 조속히 끝내는 방안도 제기됐었으나 변호인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칸 지지자들은 "칸이 정치적 모함에 빠져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칸은 유력한 프랑스의 사회당 대통령 후보였다. 만일 뉴욕주 검찰이 기소를 취소하면 지지자들의 분석이 결과적으로 맞게 되는 것이다.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피해 여성의 주장을 강하게 믿어온 맨하튼 지역 검사실도 1일 판사를 만나 "이번 사건은 크나 큰 문제가 있다고 증언할 예정"이라고 NYT는 밝혔다.

NYT에 따르면 피해 주장 여성은 사건 당일 하루 전 감옥에 있는 한 남성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검사들은 둘이 공모해 칸을 위기에 빠뜨리고 어떤 댓가를 노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남성은 400파운드의 마리화나를 소지한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었으며, 지난 2년간 사건 피해 주장 여성의 은행계좌에 무려 10만 달러를 송금한 여러 인물 중 하나라고 검사실은 밝혔다.

수사관들은 애리조나, 조지아,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송금된 이 돈들과 피해 주장 여성이 어떤 범죄 행위와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이 여성은 휴대폰 요금만 한 달에 수백 달러를 여러 통신 회사에 납부하고 있었다.

게다가 가나 출신의 이 여성은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로 망명을 신청했다고 했으나, 실제 망명 신청서에는 그러한 기술이 없는 점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다고 NY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