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은 7일밤(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GC 동코스(파71·길이7047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드라이버샷을 312야드나 날렸다.출전선수 가운데 이 부문 1위다.
어떻게 여자선수가 300야드를 넘길 수 있을까.톰슨은 원래 ‘장타자’다.180cm에 달하는 훤칠한 키에 280야드는 우습게 날린다.그래서 그녀에게는 ‘장타 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다.미셸 위의 장타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해 프로로 전향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신지애에 이어 공동 2위를 차지하기도 한 유망주다.다만,미국LPGA투어는 18세가 돼야 회원으로 받아주기 때문에 아직 투어카드는 받지 못했다.그러나 미국LPGA투어측은 올해 그녀가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합격하면 예외를 인정해 투어카드를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이 평소 자신의 거리보다 30야드 이상을 더 칠 수 있었던 진짜 요인은 ‘고도’다.브로드무어GC는 고도가 6230피트다.약 1900m로 한라산 높이다.그러다 보니 공기밀도가 평지보다 희박하고 볼은 달에서처럼 더 나가는 것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여자골프대회로는 사상 최장인 코스로 셋업한 것도 이런 고도를 반영한 것이다.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전무는 “이 곳에서 볼을 치면 평지에서보다 약 10%는 더 나간다”고 말한다.톰슨이 기록한 312야드는 평지에서라면 281야드 정도 나가는 셈이니 그의 평소 거리와 일치한다.요컨대 1900m라는 고도 때문에 여자선수가 300야드 이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톰슨 뿐 아니라 대부분 선수들이 첫 날 드라이버샷을 260야드 이상 날렸다.17번째 홀까지 1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오른 박인비와 한국계 비키 허스트는 290야드를,17번째 홀까지 7오버파로 부진한 미셸 위(22·나이키골프)는 284야드를,15번째 홀까지 공동선두인 크리스티 커(미국)는 277.5야드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티오프조차 하지 못한 신지애(23·미래에셋)와 청야니(22·대만)의 기록이 주목된다.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신지애가 248.7야드로 랭킹 79위,청야니는 270.5야드로 랭킹 5위다.
한편 고도가 높은 코스에서는 볼을 높이 띄우고(캐리가 많고) 스핀을 많이 먹일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그 반면 평상시보다 볼이 더 나가기 때문에 클럽선택에 유의해야 한다.특히 이 골프장처럼 대부분 그린이 볼보다 높거나 낮은 곳에 위치했을 때 홀의 고저차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클럽선택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노스 다코다주에 재학중인 아마추어 에이미 앤더슨이 첫날 선두권(12번째홀까지 2언더파로 공동 1위)에 나선 것도 고도에 따른 거리계산을 잘 한 결과라고 외신은 풀이했다.그녀는 회계학이 전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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