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도 보일러를 켜지 않고 모자를 쓴 채 잠을 청할 정도로 절약이 몸에 뱄던 박 할머니는 병세가 악화하면서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1천500만원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맡아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쓰일 계획이다.
이 돈은 박 할머니가 살던 영등포시장 근처의 한 단칸방 전세 보증금이다. 박 할머니는 전 재산인 이 돈을 유산기부키로 하면서 “나보다 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박 할머니는 젊었을 때 가족과 헤어진 뒤 서울에 혼자 올라와 식당과 구멍가게 등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았다.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10여 년 전부터는 그마저도 못하게 됐고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 30만~4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번에 기부한 전세 보증금은 박 할머니가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아껴쓰며 모은 돈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외롭고 차가운 방에서 아껴 모은 기부금인 만큼 할머니의 뜻에 따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잘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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