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의 법정 부채 상한이 시한 내에 인상되지 않아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 정치권이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미국은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다만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더라도 투자적격 등급인 'Aa'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프랑·달러 환율(단위:스위스프랑) |
미 재무부가 시한으로 정한 다음달 2일까지 의회가 부채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미국의 지급 기능을 마비된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미국이 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이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의회가 다음달 2일까지 부채 상한을 높여주지 않으면, 우선 지급 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로이터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 매리 밀러 재무부 금융시장 담당 차권이 주도한 특별팀이 △8월2일 이후 연방정부가 유동성을 확보할 때까지 지급을 늦출 수 있는지 여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계속해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미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 △디폴트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우선 지급 순위를 매길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 돌란 포렉스닷컴 수석 투자전략가는 "무디스의 경고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 시사와 맞물려 달러화값의 추락을 불러올 것"이라며 "달러화는 새로운 하향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버냉키는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경제 성장세가 더 둔화되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의 발언에 이어 무디스의 성명 내용이 알려지자 외환 전자거래시스템인 EBS에서 달러화 가치는 최근 최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스위스프랑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밀렸다.
앞서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주요 국제 신평사들은 미 정치권이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해왔다. 특히 피치는 미국에 '제한적 디폴트' 등급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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