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4%로 3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과 2월의 상승률이 4.9%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0.5%p가 상승했다. 올들어 단행한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 게다가 CPI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역시 지난달 7.3% 상승하며 CPI의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중국내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조만간 금리인상 등 추가 긴축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이후 4차례의 금리인상과 9차례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올 1분기 물가지수를 들여다보면 식품가격이 11.0% 상승해 전체적인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거주비도 6.5% 상승했다. 식품가격과 거주비는 특히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인상 압박을 더욱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위안춘(劉元春) 중국인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석유, 곡물, 원자재 등 국제상품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고점에 근접하며 수입형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CPI 상승률이 6~7월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강도높은 통화긴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옌성(張燕生)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장 역시 “국제상품 가격 상승이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이르고 있어 정부의 물가목표 4%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재의 시중 유동성도 과잉상태”라고 추가 긴축을 점쳤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위안화절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안화절상은 금리인상과 함께 물가를 잡는 효과가 있다. 최근의 위안화절상은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수입품의 가격은 낮추면서 중국의 분기 무역수지를 6년만에 적자로 돌려놓았다. 올 1분기 무역수지 적자는 10억2000만달러였다. 이로 인해 중국인민은행은 10억달러어치의 위안화를 흡수하게 돼, 국내 통화를 긴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때문에 인플레를 잡기위한 차원에서라도 위안화는 지속적으로 절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환율을 6.5318위안으로 결정, 사흘째 위안화를 사상 최고치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달러-위안 환율은 이달 들어 닷새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하루를 건너뛰고 다시 사흘째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원자재 수입가격이 급등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장샤오징(張曉晶)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주임은 “경제의 고속성장으로 국제 상품가격이 급등하고 유동성이 넘쳐나며 노동자 임금은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어내기 힘들다”며 통화긴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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