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도 낮은 수준… 희토류 가격 강세 이어질 것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에 못이겨 올 하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지난 해 하반기보다 두 배 가량 많이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전체 희토류 수출 쿼터는 여전히 지난해보다도 낮은 수준인 만큼 전 세계 희토류 수요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궈정취안바오(中國證券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14일 올해 하반기 희토류 수출 쿼터를 지난해 7976t보다 97.3% 많은 1만5738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올해 전체 희토류 수출쿼터는 지난 상반기 1만4446t까지 포함해 총 3만184t에 달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보다는 74t 적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지난 5일 WTO에서 중국의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출 제한은 부당하다는 판정을 내린 것이 이번 희토류 수출 쿼터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지난 2009년 아연과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해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WTO에 제소했다. 이에 WTO는 지난 5일 최근 중국이 9개 광석과 일부 천연자원에 대해 수출 관세와 쿼터를 부과한 것은 국제무역 기준을 어긴 것이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희토류 수출쿼터를 늘린 것에 대해 EU는 “사실상 지난해보다도 감소한 것 아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보도했다.
하반기 중국 희토류 수출 항목에는 지금까지 포함되지 않았던 ‘희토류가 10% 이상 포함된 철합금’까지 추가함으로써 실질적인 수출 쿼터는 삭감됐기 때문이다.
유럽무역위원회 대변인은 “이번에 중국이 발표한 희토류 수출 쿼터 확대조치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EU는 중국 정부에서 희토류 수출 제한 정책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해 들어서부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전세계 제조업체들은 희토류 공급 물량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EU 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 대비 무려 40% 나 떨어져 3만259t에 그쳤다.
이번 중국이 발표한 희토류 수출쿼터도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업계 전문가들은 희토류 가격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희토류 광산업체 라이너스의 매튜 제임스 대변인은 “중국이 이번에 발표한 희토류 수출쿼터는 여전히 세계 시장의 수요에 못 미친다”면서 “앞으로도 희토류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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