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최근 곡물 가격이 다시 뛰면서 이미 지난달 하락분의 절반을 만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달 10일 부셸(약 27㎏)당 8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후 3주간은 23%% 폭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6월 한 달간 15.8% 하락했다. 월간 낙폭으로는 최근 2년 새 가장 컸다.
최근 1개월 대두 선물가격 추이(단위: 부셸당 센트/CNN머니) |
지난달 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진 것은 수급난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로 펀드들이 곡물을 대거 매도한 탓이다. 당시 미 농무부(USDA)는 미국의 옥수수 경작 및 기존 재고 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많으며, 2011~12년 밀 생산량이 6억6242만t으로 지난 시즌보다 2%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최근 1개월 밀 선물가격 추이(단위: 부셸당 센트/CNN머니) |
하지만 곡물 주요 산지인 미 중서부의 폭염과 지속적인 수요 증가 탓에 올해 식품 인플레이션이 예년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옥수수와 밀을 비롯한 주요 식품의 글로벌 재고를 충분히 채워 가격 급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1개월 옥수수 선물가격 추이(단위: 부셸당 센트/CNN머니) |
곡물 생산량은 최근 기록적으로 늘어난 게 사실이다. 문제는 공급 이상으로 수요가 폭증했다는 점이다. 중국과 미 에탄올업계의 수요가 특히 눈에 띄게 증가했다.
USDA는 밀의 글로벌 재고가 내년 6월까지 1억8200만t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2007~08년 시즌 1억2600만t으로 26년래 최소치에서 44%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가축 사료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요가 가격을 띄어 올리면서 제빵용 고급 밀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미국 바이오연료업계도 옥수수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USDA는 올 들어 다음달 말까지 에탄올 정제사들이 쓸 옥수수가 50억5000만부셸(약 27㎏)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사료용으로 쓰이는 양은 50억부셸에 그칠 전망이다. 에탄올 정제사들의 옥수수 소비량이 축산·양계 농가를 능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는 수요 측면에서 중국이 국제 식품가격을 좌우할 '와일드카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곡물협회는 중국이 특히 지난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옥수수 순수입국이 됐다며, 올해는 50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치 펠티스 RJ오브라이언 리서치 부문 부사장은 "중국의 옥수수 재고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시장이 어떻든 중국은 재고를 다시 채워넣기 위해 옥수수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옥수수 가격이 추락하자, CBOT에서 160만t의 햇옥수수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추가 매입 가능성이 지난달 말 옥수수 가격 반등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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