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CJ그룹 퇴계로 신사옥에서 홀로그램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인물의 흉상을 홀로그램 방식으로 구현한 것은 국내에선 첫 시도이고, 해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사례가 드물다.
CJ그룹은 19일 서울 퇴계로에 오픈한 CJ제일제당센터 1층 로비에 마련된 역사관에 이병철 창업주의 흉상을 홀로그램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기념 흉상하면 청동이나 대리석으로 만든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흉상에는 고인의 선도적인 이미지와 미래지향적인 비전, 인본주의에 대한 생각을 형상화하기 위해 홀로그램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CJ 역사관에서는 홀로그램 흉상 외에도 이회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CJ 관계자는 "이 창업주의 사업보국 정신은 CJ의 창업이념으로 계승돼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며 "고인이 이룬 많은 사업적 성과와 업적을 사업보국 차원에서 재조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창업주가 미술∙국악∙서예 등 국내 고유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았다는 점에 착안,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모습 뿐 아니라 문화 유산을 사랑하고 널리 알리려고 애썼던 문화 전도사로서의 이미지도 강조됐다.
평면벽에 설치된 대형 화면이 아니라 나무 가지(미디어 트리)에 설치된 LCD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미디어 트리에 대해 CJ는 "나무 형태로 구현한 것은 식품으로 시작해 정직한 길을 걸어온 CJ의 창업 역사부터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새로운 미래까지, CJ의 역사가 현재에 멈추지 않고 계속 자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CD 모니터는 그동안 CJ가 일궈온 사업적 성과를 열매로 표현한 것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1938년 삼성상회를 세워 삼성그룹의 토대를 마련한 뒤 1953년 현 CJ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제당을 설립했고, 그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물려받아 199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한편, CJ 역사관은 방문객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역사관과 미디어 트리는 자긍심과 애사심을 높여주는 교육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CJ관계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미래를 도전적으로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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