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삼총사’는 원작처럼 시대 상황을 풍자 한 정치적 이야기가 아닌 삼총사 중심의 캐릭터 뮤지컬 쇼 컨셉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원작을 봤다면 갸우뚱할 정도다. 밀라디와 아토스의 사연이 바뀌었다. 원작인 알렉상드르 뒤마 소설에서는 미모의 스파이 밀라디가 총사 대장 아토스와 결혼한 뒤 아토스가 밀라디를 처형하지만 뮤지컬 ‘삼총사’에서는 아토스가 오히려 밀라디를 배신한다. 밀라디는 아토스의 배신에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현재 국내에서 공연 중이거나 공연 예정인 뮤지컬 중 많은 작품들이 원작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들 뮤지컬들은 나름대로의 변형을 통해서 원작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삼총사’는 달타냥과 리슐리외의 대결구도가 중심인 원작처럼 시대 상황을 풍자한 정치적 이야기가 아닌 삼총사 중심의 캐릭터 뮤지컬 쇼 컨셉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로맨티스트 아라미스도 성직자가 아닌 오페라 가수로 만들었다. 삼총사의 감초 역할인 포르토스는 해적 왕으로 바꾸는 등 각자의 사연들이 달타냥 모험의 난관을 푸는 열쇠 역할을 한다.
왕용범 연출은 “원작 소설에서는 목걸이 사건이 주가 되지만 무대에서 어필하기 힘들 것 같아 철가면 사건을 주가 되게 했다”며 “원작과 거의 상관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음모와 배신 등 흥미진진한 캐릭터들의 사연으로 극을 보다 풍성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결말 부분에 있어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원작에선 주인공 정태성이 심장병으로 갑자기 죽지만 뮤지컬에선 죽음 직전까지 가는 것으로 바꿨다. 극중 다름이 ‘죽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커튼콜로 넘어가게 된다.
‘늑대의 유혹’ 관계자는 “즐겁게 마무리하기 위해 유머코드를 넣었다”며 “분위기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꾸몄다”고 말했다.
10월 23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K-POP'열풍을 반영했다. 한류 히트송들을 10대들의 고민과 갈등, 사랑과 희망의 노래를 담아 개사를 많이 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셜록 홈즈’는 캐릭터나 패턴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에피소드들은 연출가가 새로 만들어낸 순수 창작 뮤지컬이다.
특히 ‘셜록 홈즈’에서 셜록 홈즈의 파트너이자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는 제인 왓슨이 남자가 아닌 여자로 바뀌었다. 또한 원작에 있던 허저슨 부인은 사라지고 그녀의 감싸주는 모습을 왓슨에게 투영했다.
이는 원작에서 왓슨이 해설을 하고, 사건을 말해주는 입장에서 파트너의 느낌을 더 살려낸 것이다. 거기에 극을 맛깔나게 하기 위해서는 여자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노우성 연출가의 판단에 따라 성별을 바꾸게 됐다는 것.
‘셜록 홈즈’ 관계자는 “셜록 홈즈에는 남자가 많이 나온다. 남자만 나와서 합창하면 음색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음악적으로도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셜록 홈즈’는 또 원작보다 추리하는 과정을 더 많이 넣었다. 사건을 파헤치는 수사 활동을 무대 위에서 더 많이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1888년 런던에서 벌어진 연쇄 사건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잭더리퍼’는 이 실제사건의 기록만 가지고 새롭게 재구성한 추리물, 수사극 형식의 작품이다.
앤더슨, 먼로, 폴리 등 모든 인물들이 창조된 인물들로 스토리가 더 다채로워졌다.
왕용범 연출은 “잡히지 않는 인물을 가지고 영국 왕실조차 범인을 잡으라고 압박했던 사건인데 왜 미제 사건이 됐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만들었다”며 “이것은 분명 누군가 은폐했다, 그렇다면 왜 은폐했을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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