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자·자동차·조선·철강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최근 수년동안 일궈낸 초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넘버원'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 전자, 하반기 주도권 강화에 매진
전자산업은 상반기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반도체와 LCD 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치킨게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해외 경쟁사 대부분이 적자의 늪에 빠진 것과는 대조된다. LCD 역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1, 2위로서 주도권을 강화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25일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애널리스트 닐 모우스톤((Neil Mawston)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1800~2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노키아(1670만대), 애플(2030만대)을 앞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이밖에 TV와 생활가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TV 부문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온 LG전자는 올해 시네마 3D TV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비교적 취약했던 생활가전이 흑자로 돌아섰다. 판매량 확대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자동차, 상반기 싱화 하반기까지
올 상반기 '역대 최고'가 붙은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자동차 업계는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식경제부의 최근 하반기 전망치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수출량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8% 가량 늘어난 145만9000대로 전망된다. 신흥시장 수요 증가, 한-EU FTA로 인한 가격경쟁력 및 신뢰도 향상, 쌍용차 중국수출 재개 예정 등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설비증설이 마무리 되는 9월께부터는 해외생산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ㆍ유럽 등 선진 시장을 주축으로 한국차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질적 개선에 의한 재평가(rerating)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의 성장과 함께 현대모비스·만도·S&T대우 등 부품업체들의 동반 성장세도 기대된다. 이들은 해외 자동차 회사와의 수주계약도 늘려나가는 추세다.
◇ 철강·조선, 고부가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
지난 상반기에 전년 대비 2~3배 이상 수주를 달성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중공업 주요 업체들은 하반기 드릴십과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선박을 중심으로 조선에 치중된 수주를 하반기에는 해양 및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설비 수주에 주력한다. 다만 상반기 대형업체들이 수주를 독식한 만큼 중소형업체들의 경영난은 풀어야 할 숙제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중국과 일본의 여름철 단전과 국내 건설 투자 회복 등으로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 성장세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률은 상반기보다 악화될 수 있다.
국내 산업계 관계자는 "한국 산업의 양대 산맥인 전자와 자동차는 지난 상반기 상반된 성적을 거뒀지만 주도권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준비를 끝냈다"며 "하반기 이들 양대 산업과 철강·조선 등은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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