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 파업에 돌입한 뒤 25일 현재 29일째 업무를 보지 않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두고 올해 1월부터 마찰을 빚어왔다.
현재 사측은 노조와 성과연봉제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팀(TFT)에 합의했으나 후선발령제도, 명예퇴직제도 등에서 노조의 입장 변화가 없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면에 노조는 성과연봉제 TFT에서 후선발령제, 명예퇴직제 등을 함께 논의키로 해놓고 사측이 다시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20일부터 밤샘 교섭에 들어갔으나 결국 21일 최종 타결에 실패하면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 주 내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은행권 최초로 파업 한 달을 넘기게 된다.
SC제일은행 노조는 2004년 씨티은행과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던 옛 한미은행(18일)의 기록을 이미 지난 14일 경신했다.
게다가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이 25일 "성과연봉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 올바른 문화"라고 말해 협상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힐 행장은 이날 간담회를 열고 “은행이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음에도 노조가 태도를 바꾸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영업점 운영 중지, 해외 원정 투쟁 등 여타 금융권 파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SC제일은행 측은 파업 3주차에 접어들던 지난 11일 전국의 영업점 392개 중 43개의 영업점 운영을 일시 중지했다. 영업점에 남은 직원들의 업무 과중으로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닫힌 영업점에서 인근의 통합 영업점으로 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택시비를 지원해주는 등 고객 불편 해소 서비스도 등장했다.
또한 노조는 본점 점거 및 시위 대신 강원도 속초의 모 콘도에서 파업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설악동 유스호스텔로 옮겨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규진 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파업에 참가중인 노조원은 약 2700~2800여명 정도"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이 파업이므로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여기서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과 배광진 홍보국장, 정길근 정책국장 등은 지난 23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본사가 있는 영국 런던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다. 이들은 26일부터 증권거래소 및 본사 앞에서 피켓팅 등 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