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결론 도출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증폭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외 주요증시 약세에도 연이틀 올랐던 코스피는 1% 가까이 하락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장기적인 상승 전망을 유지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대외변수에 좌우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우량 내수주와 중소형주가 유망종목으로 꼽혔다.
28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8.46포인트(0.85%) 하락한 2155.85를 기록했다. 개인·기관이 각각 1290억원·3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74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미국 경기지표 악화와 부채한도 증액 협상 지연으로 미 다우지수가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면서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외부 불확실성에 크게 반응하면서 등락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미 부채한도 협상 결렬시 미국 자산가치 훼손이나 세계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부채 협상안 표결을 애초 27일에서 28일로 하루 늦추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6월 미국 내구재주문도 전월 대비 2.1% 하락하면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0.3%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치를 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성장 속도에 대해 전월보다 더뎌졌다고 밝힌 점 또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 부분적인 디폴트를 전망하면서 국가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낮췄다.
이에 비해 증권가는 미 디폴트 우려가 세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으나 2분기를 저점으로 8월 이후 본격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코스피는 현재보다 4% 가량 높은 수준인 2250선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쳐졌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안요인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외변수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업황 호조세가 뚜렷한 자동차나 우호적인 환경 변화가 예상되는 화학, 하반기 역전을 기대하는 철강, 내수소비 관련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이후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내수주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며 "주요 수출주에 대해서는 대외변수 향배를 지켜보면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 압력을 극복할 수 있는 재료로는 원화와 중소형주 강세, 기업투자 증가, 중국 물가 안정이 꼽혔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매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8월에도 선진국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수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100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뛴다면 국내 증시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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