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증시가 추가부양 기대감으로 9일 만에 반등한 반면 코스피는 사흘 연속 1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이 기간 1조6000억원어치에 가까운 매물을 내놓을 영향으로 풀이됐다. 증권가는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점을 들면서 '셀 코리아'가 아닌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4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7.79포인트(-2.31%) 하락한 2018.47을 기록했다. 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만에 153.84포인트(-7.08%) 내렸다.
외국인은 사흘 동안 1조59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날만 4400억원어치 이상 외국인 매물이 나왔다.
외국인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 삼성중공업 제일모직 순으로 많이 팔았다.
시총 상위 10위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LG화학은 7.45% 내려 10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증권가는 전일 미 다우지수 반등에도 기관 매물이 증가하면서 코스피가 약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관까지 경기둔화를 우려하면서 손절매에 나섰다"며 "이런 탓에 다른 아시아 증시 대비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특히 자동차나 화학, 정유 같은 기존 주도주를 집중 매도했다"며 "화학업종을 보면 낙폭이 5%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미 증시가 추가 부양 기대감으로 반등했으나 실제로 3차 양적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2차 양적완화를 단행했을 때에 비해 물가가 상당히 치솟은 상황"이라며 "오는 1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5일 발표하는 고용지표 추정치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확신할 수 없는 미 경기부양 기대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전에는 외국인 매도가 나와도 기관이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방어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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