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스피로풀로스 IKA-ETAM 펀드 책임자는 사망한 가족의 연금을 계속 받아 챙긴 사람들을 기소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 '유령' 연금 수급자에게 연간 약 2천400만 유로(370억원)의 연금이 새어나갔다고 전했다.
IKA-ETAM 펀드는 연초 100세 이상 연금 수급자들을 대상으로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한데 이어 90세 이상 등 대상 연령층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령 수급자들을 가려냈다고 스피로풀로스는 설명했다.
그는 현지 민영 스카이 TV에 "오는 9월 인구통계조사 결과가 나오면 유령 수급자 수가 몇 배로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긴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100세 이상 연금 수급자가 약 9000명에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IKA-ETAM 펀드에 조사를 지시했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리스는 세계에서 100세 이상 초고령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는 셈이다. 2001년 인구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100세를 넘는 인구는 1716명에 그쳤다.
인구 1100만명 중 약 4분의 1이 은퇴한 그리스에서 퇴직연금은 정부 재정을 악화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정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연금 재정 건전성 회복을 목표로 하는 연금제도 개혁에 나섰지만, 고공행진 중인 실업률 탓으로 연금 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날 통계청은 지난 5월 실업률이 16.6%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이 매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추세다.
게오르기오스 코트루마니스 노동장관은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르면 연금펀드에 연간 3억2000만 유로의 연금 기여금 손실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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