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기요금 현실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고, 공기업은 적자를 내도 된다는 정부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고 3년 전 부임 이후 원가절감, 조직·인사 혁신,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많은 자구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거뒀지만 “못했던 것 하나가 전기요금을 현실화해 회사 적자를 흑자로 돌리는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6일 끝나지만, 후임 사장 인선 지연으로 인사 규정에 따라 임기가 자동 연장되면서 직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3년간 열심히 일하고 봉사한 결과가 피소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주주들이 제소한 이상 식물사장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개인적 양심으로도, 조직원이나 주주를 생각해서라도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개인적인 명예도 훼손됐다. 엄밀히 따져 말해 우리(본인)가 패소하면 정부를 향해 소송할 수도 있다. 우리가 패소하면 공기업에 대한 줄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와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전기요금은 여전히 원가를 밑돌고 있고, 이 때문에 한전은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해 연말에는 부채비율이 1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공공요금이 물가에 영향을 주더라도 (원료비 연동제를 통해) 조금씩 요금을 올렸다면 충격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기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지 않으면 적자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공기업이라도 비즈니스를 하는 상장회사는 민간회사로 보고 (운영상) 독립권을 줘야 하는데 아직도 정부는 공기업을 정부 예산을 받아쓰는 기관으로 보고 적자가 나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재임 중의 성과로 3년간 총 4조5000억원(자회사 포함)의 원가를 절감하고 원전 수출과 자원 개발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한 것을 꼽으면서 3년 뒤 한전의 자원개발회사를 단독으로 만들어 2020년 매출액 5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거취와 관련해서는 LG 고문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세간의 추측을 부인하면서 “보통사람으로 살면서 계속 쉬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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