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이 북한을 관통하는 만큼 실제 건설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스관 건설이 관련 업체에 직접적인 수혜가 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 들어 세아제강ㆍ하이스틸ㆍ미주제강ㆍ동양철관 4곳은 가스관주로 묶이며 새로운 테마주로 분류됐다. 우리 정부와 북한, 러시아 3국 간 천연가스 연결관 건설에 대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이유에서다.
외교통상부는 전월 18일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대표단과 천연가스 연결관 설치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며칠 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년 만에 러시아 방문길에 올라 이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김 위원장은 방러 도중 북한 땅을 지나는 가스관 건설을 용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또한 30일 3국 간 협상이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라고 밝혀 가스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가스관주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동양철관은 전월 19~31일 동안 966원에서 1455원으로 50.62% 올랐다. 하이스틸은 같은 기간 24.29% 상승률을 보였다. 미주제강은 1.67% 올랐고, 세아제강은 4.65%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스관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테마주는 테마주일 뿐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월 30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가스관 설치가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까지 빨라도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참여업체 선정과 투자비용 선정, 북한과의 협상 등 많은 요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여전히 요지부동인 부분도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2008년 추진된 러시아산 가스관 프로젝트는 사할린과 시베리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이다.
애초 3국 모두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어 급속도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남북관계가 차갑게 흐르면서 3년째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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