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대의 리비아 장갑차 행렬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 측이 장갑차 행렬과 카다피의 행방을 연결지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네타 장관은 9·11 테러 10주년을 앞두고 테러의 현장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한 기회에 로이터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카다피의 행방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나도 카다피의 행방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을 것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패네타 장관은 '도주중'이라는 발언이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그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가 확보한 최선의 정보는 그가 도주중이라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군 소식통은 로이터에 카다피와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알려진 사이프 알-이슬람이 궁극적으로 부르키나파소로 이동하는 장갑차 행렬에 동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와 국경을 맞댄 서아프리카 국가다. 지난달 후반 카다피 국가원수 일가의 망명을 제안하는가 하면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 과도위원회(NTC)를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기도 했다.
카디피 측 대변인이 "카다피는 건강하며 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처럼 카다피의 외국 도주 또는 망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니제르 수도 니마에로 이동중인 것으로 알려진 수백대의 리비아 장갑차 행렬을 니제르 정부가 차단하고 행렬 속에 있는 리비아 정부군 고위관계자들을 억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니제르 정부 관계자들은 현지의 미국 대사관측에 리비아 장갑차 행렬에 "10여명 이상"의 카다피 정부군 관계자들이 포함돼있다고 전했지만 카다피가 그 행렬에 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카다피 정권에 속했던 그런 자들을 억류할 것을 니제르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그들은 기소돼야 할 자들이다. 아울러 니제르 측에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무기와 재산, 돈이나 보석 등을 압수해줄 것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장갑차 행렬에 카다피나 그 가족들이 포함됐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