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달에 이어 3개월 연속 발이 묶이게 됐다.
금통위가 물가상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그리스 부채 협상 난항과 저조한 성장율을 기록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연방준비위원회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악화된 미국 경기지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동결을 결정한 주변국들의 영향도 컸다.
앞서 7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0.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일본이 미국의 경기부양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며 해외 위험요인 등 국내외 변화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호주중앙은행이 대외변수가 금리결정에 더 중요하다고 명시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주효했다.
대내적으로는 꾸준히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도 이자부담을 고려한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에 따라 한은은 최근 급등한 물가상승률를 외면한 모양새가 됐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에 최고치인 5.3%를 기록했다. 또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한은의 금리인상카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 총재 또한 앞서 시장의 의견에만 치우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한은은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 4.0%를 수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없는 결정을 내놓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추이와 관련 “아직까지 대외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미 경기부양책이 나온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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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9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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