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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높아진 中, 선진국에 거침없는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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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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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상 높아진 中, 선진국에 거침없는 쓴소리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5회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일명 하계 다보스포럼)'가 3일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16일 폐막했다.

이번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은 선진국들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며 한층 높아진 국제적인 위상을 과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폐막식에 맞춰 보도한 포럼 총평 기사를 통해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졌으나 중국 경제는 여전히 양호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지만 중국은 금융 위기 이후에도 일관되게 자신감을 보임으로써 암운이 드리운 세계 경제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밝혀 중국이 세계 경제를 구해 낼 '소방수'임을 부각했다.

로버트 그린힐 WEF 사업총괄이사는 폐막사를 통해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가운데 각국이 협력과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길 희망한다"며 "각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도덕적인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 위기에 놓인 유럽에 대한 신흥국들의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선진국들의 자구 노력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불거진 유럽의 재정 위기로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로 부상한 중국의 입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는 신흥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 등 세계 90여 개 국가 1천600여 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내년 하계 다보스포럼은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다.

중국의 지도부들도 재정 위기에 봉착한 선진국들과 달리 중국의 경제는 총체적으로 양호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경제는 총체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한 뒤 "중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능력과 자신이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중국은 재정 위기에 놓인 유럽 지원에 나설 뜻이 있음도 내비쳤다.

원 총리는 "중국은 유럽을 지원하고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고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중국이 유로본드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러나 무조건적인 지원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원 총리는 "유럽이 중국을 친구로 대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완전한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요구했다. 선진국들이 중국 기업의 투자 허용이나 수출 제한 완화 등 문호를 더 확대해 줄 것도 주문했다
    
장 부주임도 "중국이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만큼 경제적 곤경에 처한 국가들 역시 중국에 대해 문호를 더 열어야 한다"며 선진국들을 압박했다.

유럽 지원에 대한 대가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실하게 인정받고 자국 기업들의 선진국 진출 확대도 보장받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유럽 지원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자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뒤에야 손을 쓰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해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쓴소리도 했다.

원 총리는 "중국의 지원에 앞서 선진국들이 재정 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장 부주임은 "선진국들이 자국의 국가 상황에 맞는 정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며 관리체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당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이번 금융 위기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자국에 대한 정치체제 개혁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변화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미래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권력의 과도한 집중 문제를 개혁, 인민의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권리와 사회 정의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요구에 대해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선진국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원 총리의 거듭되는 정치체제 개혁 주문에 중국 공산당 주류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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