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2일 ‘은퇴 후 주거계획 보고서’를 통해 은퇴 후 주거지는 60세에 직장에서 은퇴할 경우 무려 40여년간 머물게 될 집으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며 ‘ABC 원칙’을 제시했다.
◆A. 자기 집에서 보내는 노후(Aging in place)
연구소는 첫 번째 주거지 선택 원칙으로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를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고령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주거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노인 요양시설의 반대 개념이다.
이 같은 형태의 주거생활은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45세 이상 미국인 86%, 한국 베이비부머(Baby boomer, 2차 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부터 1965년 사이 출생자) 76%가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Balance)
연구소는 또 국내 60대 가구주의 부동산자산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며 부동산의 연금화를 주문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60대 가구주의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85.6%에 달해 미국(32.9%), 일본(39.5%) 등 선진국의 2~3배를 웃돌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안정적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40대 70.7%, 50대 78.6% 등 오히려 부동산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은 부모와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 자식들이 성장해 집을 떠날 경우 주택 과소비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소 관계자는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과 주택 과소비는 바람하지 않다”며 “불안정한 부동산보다 매달 현금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는 부동산의 연금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연금화는 주택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으로 여윳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일시납 즉시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생활비를 연금으로 받는 역모기지론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C. 사회적 고립을 피할 커뮤니티(Community)
은퇴 후 주거계획을 세울 때에는 사회적 고립을 피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소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자연스레 외부활동이 줄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점차 소외될 가능성인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의 경우 사회적 고립이 외로운 죽음으로 이어져 매년 3만명 이상의 노인이 고독사(孤獨死)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지역에 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며 “몸이 불편할 때를 대비해 대중교통과 의료혜택에 대한 접근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ABC 원칙과 함께 제시한 주거계획 수립 시 10가지 고려사항>
1. 주택 과소비(housing over-consumption)를 피하라.
2.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자녀독립 시기를 감안해 주택 소비수준을 조정하라.
3. 주택 소비수준을 낮추려면 크기를 줄이거나 집값이 싼 지역으로 이사하라.
4. 현재까지 준비된 평생소득(lifelong income, 은퇴자산)을 계산하라.
5. 부족한 평생소득 보충 방법을 찾아라.
6. 부부가 함께 희망하는 은퇴 후 주거형태를 선택하라.
7.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Aging in place)에 적합한 주거형태를 택하라.
8.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Aging in place)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갖춰라.
9. 은퇴 후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지역(커뮤니티)을 찾아라.
10. 거주할 지역에서 주변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살기 위한 준비를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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