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위기일수록 역발상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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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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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유통업계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역발상 전략이 잦아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정책본부 임원들과 가진 내부 회의에서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싼 값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기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우량 기업들을 쓸어 담겠다는 의지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2008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해외 우량기업들을 좋은 가격에 인수한 경함이 있다. 때문에 최근 내부 회의에서도 그는 "현금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2년에도 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난파한 미도파백화점을 5420억원에 인수한 경험이 있고, 동일한 처지에 있던 동양카드를 1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미도파백화점과 동양카드 인수는 현재 그룹 내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0월에는 39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의 점포망을 인수한 바 있으며 2009년 1월에는 5030억원을 투자해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를 사들인 바 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장기화로 하반기 경영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 CEO들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을 통해 경영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과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 등지의 해외 사업장을 직접 둘러보며 영업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에 이르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외환위기 때 공격경영을 통해 오랜 숙원인 유통왕좌를 차지하는 기반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다.

경쟁 업체들이 부도로 쓰러지고 긴축경영을 펼치던 IMF 외환위기 시절에 신세계는 오히려 확장정책을 폈다. 프라이스클럽(현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해 마련한 1억달러와 카드사업 등 비핵심 부문을 정리해 확보한 자금으로 전국 주요 상권의 할인점 부지를 줄줄이 매입했다.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있던 시점이라 싼 가격에 입지 좋은 상권을 대거 사들일 수 있었다. 이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월마트, 까르푸 등이 국내에 진출했지만 이미 부지 확보에서 앞서 있는 이마트를 이기지 못했다. 이는 결국 이마트를 확고부동한 할인점업계 1위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됐다. 더불어 신세계는 이마트를 기반으로 몇 년간 꿈만 꿔온 유통업계 1위에 오르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근 원화약세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충분히 감안해 M&A를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9까지 오르는 등 최근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경영상태가 부실한 기업이나 정보가 불충분한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할 경우, M&A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기업들의 인수합병 의지가 강하지만 현금 보유 정도에 따라 의사결정이 보류될 수 있다"며 "바닥을 모르는 상황에서 정보가 부족한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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