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도 ‘신용비상’ 평가사들 등급조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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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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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국가와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유럽 각국으로 번지고 있다.

신용 하락 도미노 현상은 아직 유럽 지역에 국한되지만,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유럽 재정 위기와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

이들 신평사는 유럽발 악재가 더 확산해 한반도까지 엄습하면 피해가 심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 신평사 국내 기업 동향 예의주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신평사들은 기업들에 문제가 없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하향 관점에서 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일부 업황이나 실적이 안 좋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강등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용평가사는 8월 이후 4개 업체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토마토저축은행을 ‘BB’에서 ‘BB-’로 떨어뜨린 데 이어 또다시 ‘CCC’로 강등시켰다. 솔로몬저축은행은 ‘BB-’에서 ‘B’로 낮췄다. 최근 횡령설에 휘말린 삼부토건은 ‘BBB-’에서 ‘BB+’로 내렸다.

지난 7월에는 네이쳐글로벌, 하이쎌, 케이디씨, 대우자동차판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D’등급은 채무 지급불능상태, ‘C’등급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각각 적용된다.
한국기업평가도 7월 케이아이씨와 대우자동차판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번 경제위기로 인한 실적 악화가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평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아 앞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서서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전기전자·해운·금융 업종 ‘위험’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위기상황을 이겨나갈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해운 등 수출관련 분야가 불리하다. 전세계 신용 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금융업종도 위험군에 속한다. 특히 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수신 기반이 없는 금융사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아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국외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해운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전자와 기계, 건설 업종도 취약한 분야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IT가 대체로 안 좋다. 유럽 수요가 많은 태양광은 이미 위축이 시작됐고 디스플레이 업종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도 “IT 분야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 사회의 대응에 따라 세계 위기가 진화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시장을 주시하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하향조정을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좀 더 기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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