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인도주의적 식량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아모스 국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인도적 지원 문제를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모스 국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2차 북미대화가 시작된 것과 관련해 “남북대화나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인도적 지원은 이러한 대화와 별개의 문제다. 긴급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는 일은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21일 방북했던 아모스 국장은 “북한에서는 약 600만 명이 옥수수와 양배추 등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산모가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배급은 올해 3월 이후 한 사람에 하루 400g이던 것이 7월 이후에는 200g으로까지 떨어졌고 이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매년 필요한 식량 530만t 가운데 100만t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이 북한의 무반응으로 무산된 데 대해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대북 관여정책을 펼치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스 국장은 방북을 마친 뒤 중국을 거쳐 지난 22일 한국에 도착했으며 김성환 외교장관을 예방하고 한비야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CERF) 자문위원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비정부기구(NGO) 대표 간담회에도 참석해 유엔인도지원조정실의 활동과 NGO의 관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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