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기존 정치권보단 시민사회진영 등 제3 정치세력이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야권에선 시민사회진영의 박원순씨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는 등 정치권 ‘새판짜기’의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비(非)정파’ 성향 세력이 기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후보 경선 토론회가 열리고, 집권여당의 대표가 출연한 것은 공중파나 기존 매체가 아니었다.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팟캐스트’의 비주류 방송이다. 가치중립적 보도가 아닌 권력층의 뒷담화를 통해 인기를 끈 이 새로운 뉴미디어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쏠린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정치권을 공포로 몰아넣은 SNS의 위력은 얼마나 될까.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26일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인쇄술 발달이 혁명을 이끌었 듯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SNS가 강력히 작용하고 있다”며 “범야권 후보 결정과정이나 선거운동에 SNS의 위력이 작용했고, 향후 정치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전체유권자에 미치는 SNS영향은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정치상황에서 SNS의 여론은 이성보단 감성에, 타협이 아닌 제거 등 이분법적 사고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SNS의 위력을 놓고 찬반논쟁이 벌어짐에도 비정파 벤처세대는 기존 정치권보단 시민사회세력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정파에 사형선고를 내린 시민사회진영. 그 파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교수는 “시민사회진영의 약진은 기존정치권에 퇴출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여야 구분없이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시민사회세력은 기존 정치권에 심대한 변화를 강제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구도와 대선구도를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이번 선거는 정치권에 일대 혁신을 요청하는 계기이자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을 특히 탈이념적 ‘안풍’(안철수 바람)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기존 정치권, 시민사회 세력은 안철수라는 인물이 주도하는 제3세력화에 종속될 것”이라며 “탈이념, 탈지역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세력화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시민사회진영이 기존 정당의 틀을 깰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 교수는 “내년 총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시민사회진영(외부세력)의 공천 지분권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기존 정당들은 변화나 쇄신의 준비를 아직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전통적으로 이념이나 지역에 묶여있던 정당조직이 그 틀을 벗고 넓은 의미에서 ‘책임감’을 매개로 확대된다 ”며 “시민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유연화된 정당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NS를 통한 시민사회 진영의 약진에도 기존 정치권의 정당정치 구조를 깨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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