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이사회 의장이 한국의 모바일 시장 성장 속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슈미트 의장은 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넷 개방성: 혁신과 동반성장의 출발점’이란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을 돌파하고 주요 휴대폰 제조사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등 국내외 모바일 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IT 및 모바일 분야 성장을 위한 개방과 모바일 분야에서의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슈미트 의장은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에 기반한 한국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구글이 한국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인터넷 규제환경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슈미트 의장은 “한국 인터넷시장 규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스마트폰 리더가 된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인은 뛰어난 재능과 창의성을 타고 난 것 같다. 한국에는 우수한 개발자와 기업이 많다”며 “이들의 창조성과 재능을 장려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된다면 한국 IT산업은 지속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과 LG 등 글로벌 기업들의 예를 들면서 한국 기업들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엔지니어링과 제조업 등에서 보여준 우수성을 디지털 공간에서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개방성 기조가 유지될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토로라는 최대한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의장은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의 아이디어를 따라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개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슈미트 의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MS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를 만든 회사는 구글이지 MS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근 MS는 안드로이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HTC 등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연간 5000억원에 가까운 로열티를 받고 있다.
이날 슈미트 의장은 한국 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그동안 닫혀 있던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도 발표했다.
한편 7일 방한한 슈미트 의장은 도착과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통신 3사 대표, 삼성전자·LG전자·팬택 최고경영진 등을 연이어 만나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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