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선진국 거주민은 향후 30년동안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개도국의 에너지와 자원소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한한 자원아래 인구증가로 인한 자원확보는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과거 산업화 모델이 미래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다량방출에 따른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교통의정서 등에 따라 오는 2050년이 되면 에너지 부문에서 온실가스 방출이 0%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교통부문은 0%가 돼야 한다. 건축·주택부문도 0%가 돼야 한다.
과학적인 데이타에 근거해 향후 50년동안 상당한 수준의 온실가스 방출을 감축하지 않는 한 태국의 홍수피해, 터키의 지진 등 기상이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온실가스 저감이 전 지구적인 문제로 부상했음에도 이 같은 합의가 과연 실천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데 있다.
◆ 온실가스 저감 '선택 아닌 필수'…탄소세 도입해야
생태계 파괴 없이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에너지·자원 효율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 제조업 선진국으로 비용 효율화를 강도높게 추진해 온 독일만 하더라도 인건비가 에너지·자원비용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자원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시장을 인정하되 세계적 합의에 바탕을 둔 탄소가격 책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산업계는 보다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뒤따르게 해야 한다. 산업정책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 발전차액보조금 제도를 도입해 2001년 1%에 불과했던 재생가능한 전기사용량을 18%까지 높일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4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수효과도 거두었다. 독일 정부는 2020년이 되면 35%, 2030년이 되면 50%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우리 정부와 업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차 상용화는 이런 맥락에서 좋은 협업사례로 꼽히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 또 다른 대안으로는 탄소세 부과가 떠오르고 있다. 다만 친환경 투자에 대한 부가세를 일정 부문 할인해 줘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가 제주 실증단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사업을 이제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용량 전력사용을 파악해 절약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 '녹색은 돈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녹색은 녹색이다"라는 말로 친환경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린색상의 미 달러화를 의미한 것으로 녹색기술 투자가 곧 현금확보와 직결된 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 캐치프레이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녹색성장' 정책이 임기말에 들어가면서 흐지부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녹색산업은 현 정부를 넘어 차기 정부에서도 반드시 이어가야 할 국책과제라는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 녹색산업 선도국 이미지를 굳히게 된다면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선진한국 이미지 쇄신에도 적지 않은 촉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산업계에서 논의중인 비용부담은 향후 기회비용이라는 측면에서 부각돼야 하며 선제적인 투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최근 KDI가 주최한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던 마티아스 마하니히 독일 튀링엔주 경제노동기술부 장관은 "기존 발전과 성장을 통한 사회안전망 확보와 지속가능성 유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녹색산업은 경제와 국민, 국가를 위한 업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 설득과 이해조정 과정은 더욱 긴요해지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기업 및 개도국에게 배출량 거래제도와 탄소세 도입은 큰 도전과제"라면서 "노동자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에게도 충분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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