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을 비롯한 12개 건설사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완공한 카타르 GTL 설비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
(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현대중공업이 고부가가치 플랜트 설비인 GTL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 동안 일본과 유럽 등 일부 선진업체들이 과점 형태로 장악하던 GTL 시장에 현대중공업이 처음으로 진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단지 내 펄(Pearl) 지역에 천연가스 액체연료화 시설인 ‘GTL(Gas To Liquids)’ 설비를 완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른바 ‘카타르 펄 GTL 프로젝트’는 해저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루 14만 배럴의 초저유황 경유와 나프타, LPG,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이다.
총 규모가 2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로, 세계적인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12곳이 참여해 총 10개 공정으로 나눠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은 원료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한 개 공정을 맡아 하루 16억 입방피트의 가스를 분리·탈황·정제해 GTL 공정의 원료인 메탄과 부산물인 에탄, 프로판, 부탄 등을 생산하는 가스설비 건설을 수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 8월 일본 치요다(Chiyoda)와 공동으로 이 공정을 수주했다. 약 20억 달러 규모로, 양사는 거의 절반씩을 수주금액으로 챙겼다. 업무 분담은 치요다가 설계를 맡았고, 현대중공업은 시공을 담당했다.
GTL 설비는 황 성분이 없는 친환경 액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기술 장벽이 높아 지금까지 일본·유럽 등 일부 해외 업체가 독점적으로 공사를 수행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GTL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세계 경유시장의 3%에 해당하는 청정경유를 생산하게 된다”며 “GTL 공정의 주요 핵심설비를 성공적으로 완공함으로써 석유·가스 플랜트부문에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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