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지구의 미래, 기후변화 대응 지혜의 절대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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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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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정광용 원장

정광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이제야 기온이 제자리를 잡은 듯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1월 맞나 싶을 정도로 날씨가 평년에 비해 따뜻했다.

이상기상의 징후들이 1년을 지내는 동안 잠깐 스치고 지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봄엔 이상 저온, 여름엔 무서울 정도로 퍼붓던 국지성 호우에 가을 가뭄, 이상 고온 현상까지. 한반도를 휘젓고 있는 기후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다.

2050년 한반도는 기온이 지금보다 2℃ 오르고, 21세기 말엔 4~5℃가 오를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가 그대로 진행돼 평균기온이 2℃ 상승하면 벼 수확량은 4.4%, 사과 재배 면적은 34%,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은 7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농업은 다른 분야보다 민감한 환경에 놓여 있다. 기후변화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받고 취약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즉, 갖은 정성을 쏟아 키워도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생산 취약성을 극복해 국민들에게 깨끗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농업기반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기후조건에 따른 농작물 관리와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상기상에도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고온조건에도 수량성과 품질이 좋은 벼 ‘동안’, 강풍과 폭우로 인한 쓰러짐에 강한 벼 ‘호품’, 고온에도 쉽게 적응하는 포도 ‘홍아람’과 ‘나르샤’는 그런 예 중의 하나다.

최근에는 각종 병과 추위에 잘 견디게 해주는 미생물도 개발돼 작물의 내한성을 크게 증가시켜 이상저온에 따른 농작물 피해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저탄소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대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 원료작물인 해바라기, 유채, 콩, 고구마 등과 같은 식물체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 농업생산기반으로써 호우와 가뭄, 태풍 등의 기후변화에도 연중 재배가 가능한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식물공장에선 기후에 관계없이 빛, 온도, 양분 등을 자동으로 조절, IT·BT·NT·RT 등이 융복합된 최첨단 기술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기 때문에 남극 뿐 아니라 선박과 사막에서도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온과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 이상 놀라고만 있을 수 없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술을 개발해야 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농업은 우리 국민은 물론 인류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다양한 식·의약 소재, 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이자 생명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 기후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해 농업 분야를 개척하느냐가 앞으로 미래농업을 열어가고 농업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영국 선진식물과학센터는 계절에 따른 낮 길이의 변화에 식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보리에서 발견했고,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홍수나 해일 등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시대적 흐름인 기후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생명산업인 우리 농업을 지키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써 거듭날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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