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대기업 수수료 인하 압박에 카드사 '전전긍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11-29 18:2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차현정·김형욱·김병용 기자) 현대자동차가 카드업계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강력 주문하고 나섰다.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KB국민카드에 대해서는 자사 차량 구매시 결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삼성이나 LG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동참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중소가맹점에 이어 대기업·카드사 간 전면적인 수수료 분쟁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를 상대로 현대차와 기아차 전 차종 구매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내리라는 것이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나친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간 매출액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추는 조치를 했다. 현대차의 요구는 중소가맹점보다 0.1% 가량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4일부터 현대차 구매 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연 단위 계약 종료일이 업계 중 가장 빨랐다. 현재 이견을 조율 중"이라며 "고객의 불편함이 없게끔 최대한 빨리 접점을 찾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지상과제"라고 말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결국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연간 1조여원에 달하는 자동차 결제 수익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와 같은 대형은행 계열 카드사는 현대차와 같은 큰 고객이 빠져나가도 버틸 수 있지만 삼성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업에서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가 대형가맹점이라는 점에서 대손리스크가 거의 없고 기여도도 높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결국 총대 멘 업체를 따라가지 않겠느냐"면서도 "선뜻 나서진 못할 것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과 LG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가 카드사에 이미 선전포고를 한 만큼 가전업체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삼성과 LG전자는 "현재까지 검토한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카드사들은 수익악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가맹점이 어렵다고 해서 낮췄는데,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게 되면 수익성이나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대형 가맹점들이 줄줄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 거듭되는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주목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향후 다른 대형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건의가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사안별로 살펴봐야겠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업계 카드사 대표들은 내달 7일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합리적으로 잡기위해 비용, 방법 등을 논의하고 합의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