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가 2년만에 활짝 웃었다.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를 잡고 역전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우즈는 전성기 때처럼 하늘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고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우즈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비공인대회 셰브론월드챌린지(총상금 500만달러,우승상금 12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0언더파 278타(69·67·73·69)로 잭 존슨(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마침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비록 자신이 주최한 이벤트성 대회였지만, 그가 우승컵을 안은 것은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이후 2년여만이다. 2011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여서 우승의미는 더 값져보인다. 우즈는 특히 지난달 프레지던츠컵 마지막날 미국팀 승리를 확정지은데 이어 2주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림으로써 내년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우즈가 역전우승한 과정도 극적이었다. 존슨과 함께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그는 16번홀까지 존슨에게 1타 뒤졌다. 그러나 마지막 두 홀에서 드라마가 펼쳐졌다. 17번홀(파3)에서 4m거리의 버디퍼트를 홀에 떨군 우즈는 존슨과 공동선두를 이룬 후 18번홀(파4·길이444야드)에 다다랐다.
존슨의 두 번째 샷이 홀옆 3m지점에 떨어졌고, 우즈는 2m 버디 찬스였다. 2007마스터스 챔피언으로 퍼트에 일가견이 있는 존슨의 버디퍼트가 결정적 순간 홀 왼편으로 흘렀다. 우즈는 ‘위닝 퍼트’를 앞두고 평소보다 오랫동안 ‘프리 퍼트 루틴’을 했다. 우즈의 퍼터를 떠난 볼이 홀을 향해 똑바로 가자 우즈는 버디를 확신한듯 주먹을 들어올렸고 갤러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경쟁자 존슨도 미소로써 우즈의 우승을 축하했다.
10년 넘게 세계랭킹 1위를 지키다가 지난주 52위까지 떨어졌던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랭킹을 20위권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최종일 6타를 잃은 끝에 합계 1오버파 289타(66·73·72·78)로 12위를 차지했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6개(7∼9번홀 3홀 연속 포함), 더블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 등 어지러운 스코어를 적어냈다. 그러나 새로 호흡을 맞춘 캐디와 처음 나선 대회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최경주는 올시즌 마지막 대회 상금으로 약 2억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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