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벤츠 본사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에 대한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주 이미 이 회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문제점을 발견, 감사팀 직원 3명을 파견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벤츠코리아의 금융자회사로 독일 다임러 본사 60%, 한성자동차의 모회사인 화교계 레이싱홍그룹이 20%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감사가 이뤄지게 된 배경은 이 법인 소속 임원과 국내 최대 딜러사이자 레이싱홍그룹 자회사인 한성자동차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서 접대를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딜러 한성차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통해 무이자 할부 상품을 내놓으며, 나머지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벤츠 딜러사들 역시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게 감사의 목적이다. 딜러 내부에서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이는 곧 벤츠 브랜드 전체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독일 본사의 주요 감사 항목으로 최근 미국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대표가 사임한 바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감사는 최근 벤츠코리아 딜러사들끼리의 갈등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연속된 대표 교체의 이면에는 최대 딜러사인 한성차에 대한 타 딜러사들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성자동차의 탈세 혐의에 대한 의혹도 내놓고 있다. 1985년 설립한 한성자동차가 지난 2006년 한성인베스트먼트로 벤츠 판매 사업권을 양도하고 이를 통해 다시 지금의 한성차를 설립하는 복잡한 사업권 변경 중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에 기존 법인의 매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한성자동차의 모회사인 레이싱홍그룹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역시 벤츠 최대 딜러사로 군림해 왔으나 지난해 벤츠 본사가 이 그룹에 대한 판권 일부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차는 물론 다른 딜러사들도 말을 아꼈다. 다른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벤츠코리아의 경우 독과점 딜러사로 인해 줄곧 잡음이 있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독일) 본사가 개입한 만큼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가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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