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여왕벌' 정대현(33)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접고 국내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정대현은 13일 오후 2시 2분 한국 야구 담당기자 30명에게 메일을 발송했다. '정대현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메일은 그동안 볼티모어 입단을 추진하던 정대현이 도전을 포기하고 국내로 돌아올 결심을 한 이유와 현재의 상황 그리고 그간의 사연을 매우 상세히 담았다.
2011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일찌감치 원 소속구단 SK와 협상을 접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찌감치 강한 러브콜을 보내왔던 구단인 볼티모어와의 협상을 위해서다. 이제껏 들러온 소식에 의하면 볼티모어와는 '2년간 총액 320만달러, 정상 메이저리그 계약'라는 상당히 좋은 조건에 계약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메디컬체크 과정에 있어 이견이 발생하면서 진출이 무산됐다. 정대현은 "메디컬 체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무릎, 어깨, 팔꿈치는 전혀 이상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간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서 "이에 대한 치료 방법에서 구단과 이견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룰이 있어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고 전했다.
메디컬체크 과정의 이견도 큰 이유나 자녀의 교육을 비롯 현실적으로 느낀 문제도 그가 미국 진출을 포기한 주요 원인이다. 그는 "아이 교육과 생활 환경 등 아내가 현실적으로 느낀 벽은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며 가족과 같은 지역에서 지낼 수 없고, 떨어져 지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듣고 미국행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토로했다.
정대현은 메일의 말미에 "절대로 한국 구단의 오퍼 때문에 흔들린 것은 아닙니다"라며 한국 구단의 오퍼에 마음이 흔들려 미국 진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대현은 "일찌감치 미국행을 선언한 탓에 어느 구단으로부터도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남게 되면 어떤 대우를 받게될 지 저도 전혀 모르는 상태"라며 "미국행 추진이 '몸값을 올리려는 액션'이었다면 그 전에 뭔가 제안을 받아둔 뒤 움직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늦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저 스스로도 그 정도 능력이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일을 마치며 "기대해준 야구팬 여러분, 그리고 끝까지 노력해 준 볼티모어 구단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앞으로 한국에서 못 다이룬 꿈을 이룬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 메이저리그 이상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남은 힘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공개했다.
정대현은 이제 메이저리그 진출 포기와 함께 한국 무대에 복귀를 앞둔 상태다. 이제 국내 8개 구단(NC 제외)과 계약하지 않은 FA는 정대현과 김동주 둘 뿐이다. 정대현은 아직 국내 구단 중 어느 구단에서도 구체적 제안을 받지 못한 사실을 밝혔다. 이제 야구계의 관심사는 정대현이 어느 구단으로 돌아갈 지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SK로 갈 지, 다른 팀으로 간다면 어떤 팀으로 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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