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300억 유로 규모의 이탈리아 재정긴축안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발효되게 된다면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타겠지만 만약 부결된다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급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렇게 이탈리아 재정긴축안 의회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이탈리아가 유럽 재정위기 확대의 진원지라 할 만큼 재정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심각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이탈리아 정부부채는 1조8840억 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20.5%나 돼 유로존 국가 평균 88%보다 30%포인트 넘게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만약 이탈리아 의회가 재정긴축안을 부결시킨다면 이는 이탈리아가 재정위기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국내·외 증시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끌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재정긴축안과 정부 신임을 연계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정긴축안 부결은 이탈리아에 큰 정치 불안을 몰고 올 수도 있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이탈리아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전세계 투자자들은 이탈리아가 재정위기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해 유럽 재정위기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할 것이므로 국내 증시도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수 연구원은 “이탈리아 재정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유로존 붕괴에 대한 우려마저 시장해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변수들이 있지만 이탈리아 긴축안 의회 통과 여부는 국내 증시에도 중요한 요인”이라며 “긴축안이 부결되면 이것을 상쇄할 만한 다른 호재가 없으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재정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국내 증시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위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이탈리아 긴축안 승인 여부에 따라 유럽발 불확실성에서 일정 부분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가 1780에서 192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종수 연구원은 “(이탈리아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장이 바라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무한정 사주는 것이므로 큰 상승요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하원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재정긴축안과 연계된 정부 신임안을 가결시켰고 상원은 이번 주 내에 같은 안건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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