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교토통신이 라디오프레스(RP)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강력한 어조로 뉴스를 읽는 것으로 유명한 아나운서 리춘희가 이렇게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었다.
이날 검은 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나선 리춘희는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김정일 동지께서 뜻밖에 서거하신 것은 당과 혁명에 있어서 최대의 손실이며 우리와 온 겨레의 가장 큰 슬픔"이라며 오열했다.
리춘희는 북한을 대표하는 여자 아나운서로 '인민방송원', '노동영웅' 등 칭호를 갖고 있는데, 지난 10월19일 밤 정시뉴스에서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변을 읽는 것을 마지막으로 TV 출연이 끊어졌다는 게 이들 매체의 설명이다.
1996년 발표된 조총련계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중앙텔레비전방송에서 수십년 간 아나운서 생활을 해 온 리춘희는 1966년 영화연극대학 배우과를 졸업한 뒤부터 중앙텔레비전방송에서 근무했다.
그는 자신의 '독특한 화술'에 대해 "방송할 때 가장 유의하는 것은 보도성격에 따라 억양과 소리빛갈, 화술방법을 바꾸는 것입니다. 기본은 인민들이 받아들이기 쉽고 그들의 사상감정에 맞는, 그들이 좋아하는 화술방법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고 당시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 관련 보도를 할 때는 '한없이 경건한 마음을 안고 정중히 보도'하고 '원쑤들을 칠 내용과 관련한 보도를 할 때는 증오심을 갖고 어성을 높인다'는 것.
이날 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질병과 서거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 제목의 보도를 통해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지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며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17일 오전 8시30분에 서거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