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기벽(奇癖)이 적지 않았다면서 애장품을 통해 특이한 취향을 엿볼 수 있다고 2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포린폴리시가 정리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독특한 취미와 이를 대변하는 애장품이다.
△영화=김정일 위원장은 영화광이었다. 2만장이 넘는 영화 비디오 테이프를 소장하고 있었으며 영화 이론서도 몇권이나 직접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를 담은 상당량의 DVD를 선물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영화 사랑’은 그만의 전유물이었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 시청은 엄격히 금지됐다. 단속반은 비디오 플레이어에 어떤 테이프가 들어 있는지 알아보려고 아파트 전력을 차단하고 가정을 급습하기도 했다.
△스포츠= 농구를 유난히 좋아한 김정일 위원장의 애장품 가운데 하나는 마이클 조던이 뛴 모든 경기를 녹화한 필름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조던의 자서전을 선물하기도 했다.
농구에 흠뻑 빠진 김정일 위원장은 덩크슛은 3점, 3점슛 라인 밖에서 던진 슈팅이 림을 맞지 않고 깨끗하게 그물을 통과하면 4점을 주는 특이한 농구 룰을 개발했다.
북한 매체는 한때 김정일 위원장이 골프를 치면서 11번 홀인원을 기록했다는 기사를 타전하는가 하면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전술을 직접 지도했다고 전하면서 김정일위원장의 스포츠에 대한 조예를 선전했다.
△음식과 술=김정일 위원장은 헤네시 코냑을 유난히 좋아했다. 헤네시 코냑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개인 고객이었다. 해마다 65만 달러에서 72만 달러 어치의 헤네시 코냑을 구매했다.
또 특이하게도 오스트리아 음식을 좋아했다. 전속 주방장을 오스트리아에 보내 요리법을 배워오도록 했다.
대식가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신선한 생선회와 백두산에서 벌목한 나무로 불을 때 지은 밥을 즐겼다.
사람을 보내 덴마크산 베이컨, 이란산 캐비어, 태국산 망고를 가져오도록 하는 등 미식가이기도 했다.
올리브 오일에도 애착이 많았다. 1990년대에는 주방장에게 올리브 오일 사용 방법을 제대로 배우라며 이탈리아 요리사를 초빙해줬고 중국 방문 때는 동네 슈퍼마켓에 직접 들러 올리브 오일을 구입했다.
△기차와 자동차= 김정일 위원장은 비행기 탑승을 극도로 꺼렸다. 1976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크게 다친 이후 생긴 비행 공포증 탓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무장 특별 열차이다. 최대 90량까지 연결하는 특별 열차를 타고 김 위원장은 2001년 모스크바까지 편도 9천300㎞를 여행한 적도 있다.
벤츠 승용차도 좋아했다. 벤츠 마이바흐나 600 시리즈 리무진을 즐겨 탔다. 김정일 위원장의 벤츠 애호는 부친 김일성 전 주석에게서 물려 받았다.
△패션= 김정일 위원장의 특이한 패션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군복처럼 생긴 옷차림에 커다란 선글래스, 그리고 키높이 구두를 신은 모습은 서방 언론에서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