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경찰 간부는 승진인사에 이용하기 위해 해킹·도청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대전지방경찰청장 집무실에 설치된 데스크톱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지방청 소속 A 계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3기 출신인 A 계장은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상원 청장의 컴퓨터에 도청을 비롯해 외부에서 작업내용을 원격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계장은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청장 부속실 근무자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며 사무실로 들어가 청장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과 녹음프로그램, 휴대용 마이크를 설치했다.
이어 15일 오전 A 계장 본인의 사무실에서 약 1분간 원격제어 프로그램에 로그인한 뒤 청장이 사용하는 외부망 컴퓨터에 아무런 권한 없이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6일 오후 6시께는 청장의 컴퓨터가 교체된 사실을 알고, 같은 방법으로 청장 사무실에 들어가 해킹프로그램을 재설치하기도 했다.
A 계장은 17일 오전 청장이 일부 직원과 대화하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1분58초 동안 녹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계장은 경찰조사에서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좋은 점수를 받아 승진인사에 이용하려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직속상관 뿐만 아니라 동료의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깔고 불법도청을 시도한 것은 경찰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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