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환율효과에 희비…현재, 품질로 美·EU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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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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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수출 경쟁력 강화…전망은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유럽발 재정위기의 한파에도 ‘수출 한국호(號)’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이어지고 있다.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신흥개발도상국은 물론 중남미·아프리카 등 미개발국으로 시장을 늘려온 ‘다변화 수출전략’이 빛을 발하면서다.

여기에 과거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서방 선진국 시장에서도 당당히 품질로도 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값싼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오던 시대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급감하는 등 일희일비했지만 지금은 이를 넘어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EU와의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를 넘어 내년 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FTA 발효도 자신감을 갖게 한 원동력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영토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내년 경기침체로 얼어붙게 될 수출시장에 더없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른바 ‘스파게티 볼(다자간 FTA 체결로 혼선을 빚는 것을 말함)’을 위시한 피로감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여전하다.

◆ 수출다변화…대美의존도 40년만에 10%대 급감

▲출처: UN Comtrade
한국의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 성공의 단적인 예로 미국 의존도가 10% 아래로 줄었다는 것이다.

과거 중공업 위주로 경제개발에 본격 착수할 당시에는 한국 수출량의 50%가 미국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현재(올해 11월20일까지 누계)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0.4%)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40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를 비롯한 신흥개발도상국으로 수출지역이 다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11월 20일 누계) 지역별 수출 비중에서는 중국(25.3%), 일본(7.4%), EU(8.6%), 아세안(13.0%), 중동(6.0%), 중남미(6.3%), 대양주(3.0%) 등으로 분포됐다.

특기할 만한 점은 신흥개도국으로 수출비중이 2000년 45.1%에서 지난해 68.9%(UN Comtrade 참조)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

미국과 함께 G2로 성장한 중국도 같은 기간 41.7%에서 50.7%로 9%포인트 늘어난 데 그쳤다.

◆ 품질로 경쟁… 수출에 ‘날개’

이같은 수출지역 다변화 정책은 가격은 물론 품질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출처: WTO 무역통계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한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도표 참조)은 평균 3.02%(2009~2011년 1분기)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평균 2.66%에서 0.36%포인트 오른 것이다.

전기·전자·반도체와 정보통신(IT) 등 첨단제품과 전통적 수출효자품목들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진 덕택이다.

반도체(2010년 507억700만 달러)는 지난 2000년 260억600만 달러를 시작으로 10년동안 부동의 수출액 1위를 기록했다. 10대 수출 품목에는 △선박류(491억1200만 달러, 2010년 기준) △자동차(354억1100만 달러)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325억8900만 달러) △석유제품(315억3100만 달러) △휴대폰(276억2100만 달러) △자동차부품(189억6300만 달러) △합성수지(170억5100만 달러) △철강판(165억8900만 달러) △컴퓨터(91억1600만 달러)가 올라 있다.

이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물론 ‘K팝’ 열기와 맞물려 유럽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국산 TV, 자동차의 판매가 날개를 단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세계무역통계’(도표 참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1980년 한국을 10대 교역대상국으로 포함했던 국가수가 7개국에서 지난해에는 52개국으로 늘어난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저임금을 발판으로 △섬유류 △합판 △가발 △철광석 △과자제품 △신발 △연초 △철강제품 △금속제품순이던 1970년 10대 수출주력 품목과 비교하면 고임금·첨단제품 변모를 엿볼 수 있다.

▲2010년 10대 교역국 내 한국이 포함되는 국가(출처: IMF 세계무역통계)
업계 관계자는 “과거 환율효과에 일희일비하던 국내 수출업계가 이제는 당당히 품질로 경쟁국들과 맞서고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대응방안을 면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FTA 피로감 해소·신흥시장 개척이 관건”

이처럼 ‘지역 다변화·품질경쟁력 강화’ 등의 수출전략이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견인차 역할을 해 왔지만 과제도 적잖게 산적해 있다.

내년초 발효되는 미국과의 FTA는 실제로 대기업은 몰라도 중소·중견기업에는 적잖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로 FTA 에 따른 이익이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역종합센터 개설과 지역 무역지원센터를 활용해 ‘원스톱’ 해결이 가능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ODA(공적개발원조)를 활용, 이들 지역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운호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거대 선진시장과의 FTA를 100% 활용하는 한편 고성장을 지속하는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늘려 무역 2조 달러 경제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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