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디간바얀 반부패법원 측 대변인은 필리핀 검찰이 아로요 전 대통령이 부정과 변칙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시 계약을 승인함으로써 일신의 영달을 꾀하려 한 점으로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아로요 전 대통령 남편인 호셀 미겔 아로요와 벤저민 아발로스 전 선거관리위원장, 린드로 멘도자 전 교통부장관도 부정 계약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함께 기소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2008년 필리핀 정부가 중국 기업 ZTE와 맺은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3802억 원)짜리 고속 데이터통신망 계약이 원래는 1억3000만 달러에 책정됐다가 뇌물을 마련하기 위해 비용이 갑자기 불어났다는 ZTE 측 고문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아로요 전 대통령이 고위 관리들로 하여금 당시 계약 세부사항을 밝히지 말라고 압박을 넣은 탓에 그동안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로물로 네리 전 경제계획장관은 아발로스 전 위원장이 계약을 승인하려고 뇌물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또 호세 데 베네시아 전 국회의장은 아로요의 남편이 7000만 달러의 수수료를 약속했다고 증언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시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해당 계약을 취소했다. 그러나 그를 비롯한 피고인들은 최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선거결과 조작 등 혐의로 지난달 체포된 아로요 전 대통령은 재향군인병원에 구금돼 있다. 아발로스 전 선관위 위원장은 지난 13일 체포됐다.
한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이번 주 ABS-CBN TV를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아로요 전 대통령이 후회하는 기색을 보일 경우 유죄 판결이 내려져도 사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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